피부과 전문의가 말해주는 스킨 토너에 대한 모든 것(쓸까말까)

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 피친남 이승주입니다.

사실 블로그나 유튜브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서는 토너(스킨)을 쓰면 좋다, 어디서는 쓰지 말아라 해서 많이 고민이 되실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결론만 원하시면 아래로 쭉 내려주세요!


토너(=스킨), 써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왜 이렇게 말들이 다를까요?
0. 글을 쓰게 된 배경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제가 평소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 한 화장품 연구원 분의 “토너는 꼭 필요하다”는 포스팅과, 지인으로부터 받은 토너 선물 때문이었습니다.

대학병원 시절, 피부장벽 분야의 권위자이신 제 석사 지도교수님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토너는 사용하지 마세요”라고 자주 교육하셨고, 저 역시 자연스럽게 ‘토너는 득보단 실이 많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용자분들과 코덕들, 화장품 연구자들이 토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고, “왜 이렇게 입장이 다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죠.

이에 따라 양측의 근거를 정리해보고, 제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보고 싶으시다면 맨 아래로 내려주세요!
1. 토너란 무엇이며, 피부과 전문의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토너(skin toner)란
세안 후 피부에 남은 노폐물 및 잔여물을 제거하고,
피부의 pH 밸런스를 맞춰주며,
다음 단계의 스킨케어 흡수를 돕기 위해 피부를 준비시키는
물 기반의 제품을 말합니다.
(사실 스킨이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콩그리시인데요, 영어의 skin toner를 줄여서 스킨으로 쓰게된 것 같습니다.)

토너는 20세기 초, 알칼리성 비누 세안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당시의 클렌저는 세정력은 뛰어났지만 피부의 pH를 망가뜨려 장벽 손상을 유발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pH 밸런싱 제품으로 토너가 개발된 것입니다.

이후 1960년대부터 ‘클렌징 → 토너 → 보습’이라는 루틴이 대중화되었고,
현재까지도 많은 분들이 이 3단계를 기준으로 스킨케어를 구성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현대 스킨케어에서 토너의 필요성과
그 필요성이 비용과 피부 부담을 감수할 정도인지를 두고,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위는 제가 존경하는 피부텐텐 정한미 선생님과, 닥터피부광 조광현 선생님이십니다 ㅎㅎ)

추가로 제가 개인적으로 46명의 피부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85%가 토너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2. 그럼, 토너를 꼭 써야 한다는 분들의 근거는 뭘까요?
토너의 목적을 다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안 후 남은 노폐물 제거
메이크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흔히 ‘닦토’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다만, 저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이 닦토는 장벽 손상의 위험이 크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그래서 ‘닦토’는 핵심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pH 밸런스 회복
과거에는 알칼리성 클렌저가 많았기 때문에 이 역할이 중요했지만,
요즘은 약산성 클렌저를 쓰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아직도 약알칼리 클렌저를 쓰는 분들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수분 공급 + 다음 단계 흡수 촉진
이 부분이 사실상 현재 찬 토너파의 핵심 근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너에 들어 있는 글리세린, 부틸렌글라이콜, 프로판다이올, 1,2-헥산다이올 등의 습윤제와 투과 촉진제 성분들이 각질층 수화(stratum corneum hydration)를 통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도와줍니다.
3. 반대로, 토너가 불필요하다는 쪽의 근거는요?
pH 밸런스 조절이 필요 없어진 시대
대부분이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토너의 ‘원래 역할’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는 시각입니다.
수분 공급 및 흡수 촉진도 대체 가능
요즘 나오는 세럼, 앰플, 로션, 크림 등에는 이미 같은 기능의 성분이 충분히 들어 있습니다.
즉, 토너가 ‘없어도 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죠.
4. 피부과 전문의들이 특히 토너에 부정적인 이유는?
피부과 의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광나는 예쁜 피부”보다는 “질환이 없는 건강한 피부”입니다.

그런데 실제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 중
에탄올이나 향료가 들어간 토너를 쓰다가 접촉피부염이 생긴 경우,
토너만 바르고 스킨케어를 생략해서 장벽이 무너진 경우를
하루에도 수차례 보게 됩니다.

특히 남성분들,
‘옴므 토너’ 하나만 바르고 끝내는 경우 많은데
전성분 보면 두 번째가 ‘변성알코올’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거 하나만 바르고 다니시면 피부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누적되다 보니
“토너는 쓰지 마세요”라는 단순화된 가이드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5. 그래서 결론은요?
정리하자면,
현재 사용하는 루틴에 문제가 없다면 굳이 바꿀 필요 없습니다.
단, 토너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건 반드시 피해주세요.

✔ ‘토너 + 크림’ 조합을 사용하는데 피부에 잘 맞는다 → 그대로 유지
✔ ‘크림만’ 사용하는데 문제 없다 → 그대로 유지
✔ ‘토너 + 크림’을 쓰는데 피부가 자주 민감해진다 → 토너를 한 번 빼고 테스트
✔ ‘크림만’ 쓰는데 제품이 자꾸 겉돈다 → 수화(수분 공급) 제품을 전단계에 추가
(이때 제품 이름이 꼭 ‘토너’일 필요는 없습니다. 역할이 같다면 ‘에센스’, ‘세럼’도 괜찮습니다.)
✅ 두 줄 요약
스킨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장벽 관리용 크림 > 기능성 세럼/앰플 > 토너 순입니다.
약알칼리 클렌저를 쓰는 분, 제품이 자꾸 겉도는 분에게는 토너류 제품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뭔가, 저도 “토너를 써야 한다!”, “토너를 쓰지 말아야 한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아쉽긴 한데요.
예전에는 스킨케어가 100% 효능의 영역이었다면, 요즘에는 일종의 ritual 적인 영역도 큰 것 같아요.

저도 옛날에 대학병원에 있었을 때 저였다면, 웬만하면 환자 분들 토너는 다 빼시라 하고 스킨케어를 짜드렸는데요.
요즘에는 사용하시는 토너 제품 자체가 제가 봤을 때 괜찮고, 환자 분들도 오히려 수분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고 좋다면 저는 계속 쓰시라고 설명드립니다. ㅎㅎ 다만, 아직도 토너는 좋지 않은 성분들의 토너가 많아서 괜찮은 토너들을 열심히 찾아서 리스트를 좀 만들거나, 성에 차지 않으면 제가 나중에 만들어볼까 고려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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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피친남, 이승주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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