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는 PDRN, 정말 효과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 피친남 이승주입니다.
요즘 시중에 “PDRN 앰플”, “연어 재생 세럼”이라는 문구를 달고 나오는 화장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PDRN은 원래 주사 형태로 조직 재생이나 흉터 치료에 쓰이던 의약 성분이죠.
(리쥬란은 PN으로 PDRN보다 훨씬 더 큰 성분으로, 또 다릅니다.
PDRN은 주로 “플라센텍스”라는 상품명으로, 세브란스에서는 피부암 수술 후 flap을 하는 경우에서 vascular salvage를 위한 목적으로 쓰거나, 잘 낫지 않는 상처나 화상에서 치유 촉진을 위해 많이 씁니다.)
그런데 이걸 ‘바르기만 해도’ 피부가 재생되고 미백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피부과 의사의 눈으로 볼 때 과학적으로 타당한 이야기일까요?
오늘은 이 PDRN 도포 화장품에 대해 제대로 짚어보는 피부과외, 시작하겠습니다.
(사실 글쓰기에 앞서 사실 굉장히 조심스러운데요. 많은 화장품, 피부과, 피부관리 업계의 이해관계랑 맞물려 있다보니 사실 쓸지말지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최대한 과학적인 부분을 중심적으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 어떤 성분이 ‘화장품’으로서 타당하려면?
어떤 성분이 화장품으로서 정말 의미 있는 역할을 하려면, 아래 4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합니다.
- 피부 내에서 어떤 layer에서 어떤 작용 기전으로 좋아졌는지 밝혀졌는가? (Mechanis of Action)
- 화장품으로 도포를 하였을 때 작용 기전을 일으키는 곳까지 도달 가능하는가?
- 실제 인간에게서 효과가 증명된 임상 연구/논문이 있는가?
- 2~3번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면, 해당 성분의 효능을 대체할 수 있는 더 높은 수준의 근거가 있는 성분들이 없는가
1️⃣ 피부 내에서 어떤 작용 기전으로 좋아지는지가 증명됐는가? (MOA, in vitro)
기본적으로, 성분이 ‘좋다’고 하려면 세포나 조직 수준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져야 합니다.
- 비타민 C: 콜라겐 합성 증가, 항산화, tyrosinase 억제 (표피 및 진피)
- 레티놀: RAR 수용체 작용 → 세포 재생, 콜라겐 합성 (표피의 keratinocyte, 진피 내 fibroblast)
- 나이아신아마이드: 멜라노좀 이동 억제, 장벽 강화, 항염 (표피 basal cell layer의 멜라닌세포)
- PDRN: A2A 아데노신 수용체 자극 → fibroblast 증식, 콜라겐 신생, 항염 (진피 내 fibroblast)
4가지 성분 모두 피부 내에서 작용기전은 충분히 증명.
2️⃣ 화장품으로 도포를 하였을 때 작용 기전을 일으키는 곳까지 도달 가능하는가?
피부는 표피(Epidermis)와 진피(Dermis)로 나뉘며, 그 중 표피는 4개 층이 있습니다.

각질층(S.corneum), 과립층(S.granulosum), 가시층(S.spinosum), 기저층(S.basale)

인간은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해 진화해왔기 때문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내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진화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피부에 무언가 닿거나 발랐을 때, 최대한 어떻게든 흡수가 안되게 위와 같이 정말 여러 barrier들로 둘러 쌓여 있죠. (자세한 내용을 다루는 건 여기서 의미가 없지만, occludin, JAM-A, treicellulin, angulin 등으로 이루어진 tight junction이 SG2 층에서 각질층 장벽을 형성하고, 층판소체로부터 분비된 지질은 각질지질외피 위 지질층판을 이뤄서 세포 간 공간에서 수분이 통과할 수 없는 각질층 장벽을 이룹니다.)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생각보다 바르는 것이 우리 피부내 침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입니다.
경피내 흡수(transcutaneous absorption)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위에서 다룬 4가지 성분을 위에 적용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위에서 보면, 나이아신아마이드/레티놀은 모두 분자량/지용성/전하상태 만족하여 피부내 흡수가 잘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타민 C의 경우 수용성이지만, 분자량/전하상태 모두 양호합니다.
PDRN의 경우는 분자량/지용성/전하상태 3개 모두 경피내 흡수가 되기에는 한참 힘든 타입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어필하는 저분자 PDRN이라 해도 500 Da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수용성/음전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가장 결정적으로 이 친구의 작용 기전이 진피 내 섬유아세포에 있는 A2A receptor라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묻곤 해요.
“히알루론산도 분자량이 커서 피부에 안 들어간다면서, 그럼 PDRN이 흡수 안 되는 것도 괜찮은 거 아닌가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달라요.
왜냐면 “어디에 도달해야 작용하느냐”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에요.
💧 히알루론산은?
- 분자량이 커서 진피까지는 침투하지 못해요.
- 하지만 원래 표피(각질층, 바깥층)에서 수분을 끌어당기고 보습막을 만들어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피부 깊숙이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요.
- 피부 표면에서 ‘수분 자석’처럼 작용하면 끝!
👉 흡수는 안 돼도 의미 있는 효과가 있어요.
🧬 PDRN은?
ㆍ마찬가지로 분자량이 매우 커서 피부 장벽을 뚫고 들어가긴 거의 불가능해요.
ㆍ문제는, 얘는 표피가 아니라 진피 속 섬유아세포(Dermal fibroblast)에 도달해야 작용한다는 거예요.
ㆍ그 안에 있는 A2A 아데노신 수용체를 자극해야만 재생, 염증 억제, 콜라겐 증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 즉, 피부 속까지 도달하지 않으면 아무 효과도 없어요.

3️⃣ ‘도포’로 실제 인체에서 효과가 입증된 임상 연구가 있는가?
기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 사람 피부에 바른 후 효과를 입증한 인체 임상 연구(RCT 등)가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ㆍVitamin C: 색소, 주름, 탄력 등 다양한 임상 연구
ㆍNiacinamide: 색소침착, 여드름, 장벽 개선 (Draelos ZD 외)
ㆍRetinol: 광노화 개선에 대한 수많은 RCT
ㆍPDRN: 주사제에 대한 임상은 존재
→ 그러나 도포제 형태로는 유효성을 입증한 인체 임상은 없으며, PDRN+Vitamin C+Niacinamide 복합체 도포에 대한 연구(Molcules, 2022.)나 wound healing에 대한 연구들만 존재함.
❌ 이 단계에서 PDRN은 “근거 부족”.
4️⃣ 2~3번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면, 해당 성분의 효능을 대체할 수 있는 더 높은 수준의 근거가 있는 성분들이 없는가?
PDRN의 콜라겐 생성, 재생, 항염, 색소완화의 예상 효능을 대체할 수 있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근거를 갖고 있는 아래와 같은 성분들이 이미 있음.

🧾 정리하자면…

기전은 존재하되, 흡수도 안 되고 임상도 없으므로,
PDRN은 ‘화장품 도포 성분’으로는 과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합니다
✋ 마무리하며:
PDRN은 의학적으로는 유의미한 재생 성분이지만,
‘바르는 것만으로 피부가 좋아진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PDRN 화장품을 비싼 가격에 마케팅하면서
“DNA 재생 앰플”, “피부 회복의 핵심” 등으로 광고하는 제품들은
꼭 과학적 근거와 성분 특성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시는 걸 권합니다.
지금까지
피부과 전문의, 피친남 이승주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이 글이 “PDRN 화장품”은 무조건 아무 효과도 없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PDRN 화장품을 보면, 나이아신아마이드, 히알루론산 등 다양하고 좋은 유효성분들이 병합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제품들 자체는 어찌됐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다만, 화장품 안에서 PDRN 성분 자체가 우리 피부에서 실제적으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과학적 가능성에 대해서만 살펴본 글입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PDRN 도포 후 실제 임상이나, 도포 시 흡수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 논문이 나오면 언제든지 제 견해는 바뀔 수 있으며, 전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막 제가 PDRN 혐오자 이런거 아니에요….